[이촌동/초록바구니] 최고의 한정식집. 초록바구니.

계속 바쁘게 지내오다가,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이런 저런 축하기념으로 우리 밍이 찾아놓은 한정식집. 

'초록바구니' 

위치는 이촌동의 한 상가 건물 2층이었다. 

초록바구니?? 

이름이 좀 특이해서 내가 살짝 웃었는데 ㅋㅋㅋㅋ 

뭔가 자연 친화적인것 같기도 하고 정감이 감. 

예약을 하고 가서인지, 

테이블이 하나만 있는 작은 룸에 자리를 안내해주셨다. 

따뜻한 결명자차와 함께 기본 셋팅을 해주심. 

어릴때 결명자차가 눈에 좋다고 해서 엄마가 맨날 끓어줬었는데 ㅎㅅㅎ 

어릴때 기억도 나고 좋았다. 

분위기도 조용하고 좋구나.  

 

대부분 많이 찾는 코스는 기본코스(55,000원)인 듯하나 

우리는 테이스팅 코스(88,000원)로 선택!

모든 코스의 메뉴는 계절에 따라 계속 바뀐다고 했다. 

첫번째. 

오른쪽은 보리밥과 젓갈을 올린 요리. 

그리고 왼쪽은 기장쌀(?)을 튀겨서 위에 꼬들빼기를 올렸다고 했다. 

오른쪽 뒷쪽에 있는 하얀음료는 잣을 갈아만든 잣죽.

구수한 보리밥이 짭쪼롬한 젓갈과 잘 어울렸고, 그 옆의 녀석은 튀긴 누룽지를 먹는듯 고소하고 좋았다. 

잣죽도 따끈하니 고소한 맛과 함께 고급진 맛이 쫘악.

오- 잡채나오는 일반 한정식 집과는 다른데? 

한식 파인다이닝 같은 그런 느낌.  

두번째. 

왼쪽은 잘게부순 견과류 위에 토마토를 올려놓았고, 

(토마토라는걸 표현하기 위해 꼭지도 살짝 올려놨다고 하심 ㅋㅋㅋ)

오른쪽은 망고쥬스임. 겉에 얇은 막을 만들어서 이쁜모양으로 만들어놓았다고 했다. 

토마토는 살짝 말린것인지 토마토의 향과 단맛이 엄청 강하게 나서 에피타이저로 아주 굿굿!!!!!

그리고 망고쥬스는... 입술에 닿으면 막이 너무 얇아서 톡하고 터지니, 

입술에 안닿게 한입에 먹으라그래서 완전 입을 쩍 벌리고 털어넣었는데 ㅋㅋㅋㅋㅋㅋ

생각보다 막이 두꺼웠다. 

겉이 거의 젤리느낌??? ㅋㅋ 그리 조심하지 않아도 됐을듯.

하지만 요녀석 덕분에 시큼했던 입맛이 중화되었다. 

 

세번째.

다진 관자위에 생굴과 살짝 익힌 홍합을 올린 요리. 

거기에 뿌려진 마늘소스와의 궁합이 아주 좋았다. 

그리고 같이 올려둔 귤과 토마토의 상큼한맛이

비린맛을 아주아주 잘 잡아줬던 그런 요리. 

사실 나랑 밍은 굴을 못먹어서 (비려서 못먹음) 

이 요리가 나왔을때 걱정을 많이 했는데, 먹어보고나서 오오!!!!!! 하며 소리쳤다. 

맛있군. 

 

 

네번째. 

사실... 음식이 딱 나오자마자 든 생각은 '왠 버섯만 세종류로 나온담?' 이거였다 (죄송..;) 

그 후에 내 앞에 접시가 놓아지고 나니 치즈 향이 아주 내 코를 자극했다. 

어 뭐지? 노란건 체다치즈인가? 하고 생각했는데  

노란건 단호박 무스. 그리고 그 위에 뿌려진게 염소치즈. 

익 염소치즈 완전 구리구리한 맛 나는데! 하고 생각하며 먹었는데 (먹기전까지는 살짝 부정적이었음ㅋㅋ)

먹어보니 이거 진짜 맛 조합이 대박이었다.  

살짝 튀긴듯 구운 버섯이 달짝지근한 단호박무스, 그리고 짭쪼롬하고 고소한 염소치즈와 만나니 

고소하고 향긋한 맛이 배가되는 듯한 그런. 

먹고나니 더 배고파졌다.

다섯번째. 

제철과일인 감으로 만들어진 애피타이져. 

젤 위에 올려진건 말린감, 보라색은 와인에 쩔인 아삭한 감, 보이진 않지만 걍 감도 하나 있고, 

그 밑에는 찐고구마와 얇게 썰어진 오이지가 조화롭게 있었다. 

거기에 오도독한 식감과 고소함을 더해주는 견과류까지.

올리브유에 버무린건가? 파기름인가? 향긋한 오일향이 입에 계속 남았는데 뭔지 물어보진 못함. 

여튼 맛있쪙

여섯번째. 

오 국수다! 

해초로 만든 곤약국수. 그리고 그위에 이쁜 색감을 조화롭게 이루며 올려져있는 쪽파, 양파, 파프리카 등등 

동글동글한건 연어알이겠구나 하고 예상했는데 

사실 오미자차로 만든 것이라고 했다. 

밑에 있는 양념이 치아씨드로 만든 장국..? 오리엔탈 드레싱..? 그런 느낌의 소스였는데 

꽤 맛있었다. 

살짝 들어간 참기름도 과하지 않고 상큼한 국수에 잘 어울렸다.

나도 집에서 이렇게 만들어먹고싶다... 라는 생각을 함. 

이쯤되니 벌써 배가 불러오기 시작. 

어... 어쩌지....

일곱번째. 

장어를 메밀로 감싸서 튀긴 장어요리. 

그 밑에는 오이지를 종종 썰어넣은 머스타드... 인것 같고 

그 밑에 있는 풀떼기는 명이나물이라고 했다. 

명이나물..... 짜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짜지않고 오히려 명이나물향이 튀긴장어와 아주 잘어울렸다 

우리 집에 있는 명이나물은 완전 짠데.. 물에 한번 씻어 먹으면 이런 맛과 향이 나올까..? 

여덟번째.

배추와 소고기 완자를 넣은 전골.

위에 올려진건 메츄리알로 만든 후라이였는데 완전 귀요미였다

전골이었지만 싱기방기하게 각 재료의 맛이 다 살아있고

소고기 완자만 먹으면 어릴때 엄마가 끓여줬던 소고기무국을 먹는 맛이 나서 완전 좋았다!!

배불러서 완자 반띵해서 신랑줬다가

한번 먹어보고는 다시 가지고 옴 ㅋㅋㅋㅋㅋ

아홉번째 

매쉬드포테이토와 성대 오븐 찜요리, 그리고 흑미튀일. 

매쉬드포테이토라고는 설명하지 않고, 

'갈아서 만든 감자요리'라고 설명해주셨는데 정말 부드럽고 맛있었다. 매쉬드포테이토와는 조금 다른 맛.

성대는 가을겨울쯤 잡히는 고급진 생선이라고 알고만 있고 먹어본건 처음이었는데 

생선이 맛이있었던건지, 음식의 조합이 좋았던건지 정말 맛있었다. 

특히 저기 뿌려진 고춧가루와 살짝 뿌려진 참기름이 신의 한수! 

이따금씩 내 코를 스쳐가는 딜의 향도 좋았다. 

열번째. 

입가심용 아이스크림. 

청양고추로 만들어진 아이스크림이라 그래서 

예전에 쓰촨하우스에서 먹은 청양고추 아이스크림을 떠올리며 먹었는데

그것보다 훨 매콤한 맛이었다. 

아이스크림 먹자마자 과자를 먹으라고 한 이유가 있었구나 ㅋㅋ 

과자를 먹으니 싱기방기하게 입의 매운맛이 싹 사라짐. 

열한번째. 

투뿔 등심? 안심?

네모네모하게 썰어서 겉이 꽤 익혀진 고기여서, 사실 소고기 볶음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고기 하나 먹고 와... 

하나 더먹고 우와.. 어떻게 이렇게 구웠지... 

또 하나 더 먹고는.. 우와... 대박... 

고기가 이렇게 부드러울수 있나?

한국에서 먹은 고기 중에 제일 맛있게, 감명깊게 먹은 고기였다. 

이 고기 먹고 감동함. 

열두번째. 

인절미? 하고 생각했는데 물과 공기를 엄청 많이 넣고 급속 냉동한 공기떡이라고 했다. 

사진 냉큼찍고 한입 냠 

입에서 시원하게 스르륵 녹는게... 시원한 미숫가루를 배부르지 않게 한잔 마신 느낌? (저질 표현력..)

 

열세번째.

왼쪽은 팥크림이 들어있는 슈크림빵.. 이라고 했으나 

내가 먹어본 느낌으로는 성심당의 튀김 소보루빵 맛이었다. 그 안에 부드러운 팥크림이 들어있는 버전.

이걸로만 장사해도 진짜 잘팔릴것 같은데???

따끈한게 완전 바삭바삭한 소보루가 진짜 맛있었다. 

오른쪽은 녹차빵. 위에는.... 뭔지 물어봤으나 못알아들음 ㅋㅋㅋ 

맛은 약간 매실장아찌같이 새콤 개운한 그런 맛. 

소보루튀김이 진짜 맛있었다.  

열네번째. 마지막. 

오- 이쯤되니 진짜 배불렀다. 

마지막 디저트!!!!!!

베리종류 위에 치즈무스가 올려진 디저트. 

베리가 생각보다는 많이 상큼하지 않았고, 치즈크림도 상큼함을 잡아주는 듯한 느낌이라 아쉬웠다. 

오히려 요거트를 올렸다면 더 상큼하지 않았을까?

뭐 그래도 정말 간만에! 정말 정갈하고 만족스러운 요리를 하는 음식점을 찾아서 기분이 좋았다. 

돈이 아깝지 않은 요리들. 

조용하고 룸도 있어서 상견례나 데이트 장소로 아주 좋은 듯. 

나오는 길에 있던 국화도 이뻐서 하나 찍어줌

ㅋㅋㅋㅋㅋ 요즘 국화홀릭이라 ㅋㅋㅋㅋㅋㅋㅋ

초록바구니 ♡